“하루 10분이라도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세요.”
오랜 세월 동안 여성은 육아와 살림을 도맡아왔다. 집안일이며 육아를 혼자 하다 보니 출산 전후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남자와 다를 바 없이 사회에 진출해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하며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자신의 시간을 즐기며 자유와 즐거움을 만끽한다. 그런데 결혼하고 출산을 하면 여성의 삶은 180도 변한다. 전업 주부와 워킹맘 모두 육아, 집안일에 치여 하루에 10분도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내가 없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기도 한다.
최근 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는 비단 직장인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사실은 엄마야말로 자기만의 시간이 가장 필요하다. 10여 년간 퇴근도 없이 막중한 책임감을 짊어진 채 육아라는 강도 높은 노동을 계속하는 게 바로 엄마라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하루 한시간, 엄마의 시간>의 저자이자 맘코칭 전문가인 김지혜 대표는 이런 일을 평생 해내야 하는 엄마에게 엄마, 아내, 딸, 며느리 등 역할에서 벗어나 ‘진짜 나로 존재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 여성은 사회에서 여러 역할을 맡고 있어요. 엄마 역시 딸, 직장인, 친구 등 여러 역할 중 하나일 뿐이예요. 엄마가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갖지 않으면 엄마라는 역할과 내가 동일시될 수밖에 없어요. 나로서 존재할 수 없고 결국 나를 잃고 말죠. 그러니 하루에 단 10분만이라도 잠깐 나로 돌아오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엄마의 역할에서 벗어나 나라는 사람과 교감할 시간이 필요해요.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갖다 보면 그토록 힘들던 육아도 좀 더 수월해질 거예요. 이런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다 보면 취미 생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취미를 갖는다는 것
김 대표는 요즘 여성들이 일을 중심으로 살다 보니 취미를 사치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하지만 엄마가 취미를 갖는다는 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드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취미의 사전적 의미는 ‘재미로 즐겨 하는 일’이다. 결과물을 낼 필요가 없고 잘 해낼 필요도 없이 삶의 활력소가 되는 활동이라면 무엇이든 취미가 된다. 그런데 막상 취미 생활을 하고 싶어도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엄마가 많다. 취미는 그럴싸해 보이거나 반드시 경력으로 연결시킬 필요가 없다. 말 그대로 취미는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면 된다. 아주 사소하게는 하루에 10분씩 짬을 내어 책 몇 쪽을 읽는다든가, 커피를 즐긴다면 바리스타처럼 집에서 매일 다른 종류의 커피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육아와 일에서 벗어나 오롯이 내가 즐길 수 있는 일, 그게 바로 취미다.
시간 여유는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아이 돌보느라 잠깐 쉴 틈도 없는데 취미를 가지라는 건 여유 있는 엄마들에게나 가능한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우리의 하루 일과를 잘 살펴보면 시간이 없다기보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하며 흘려보내는 시간도 은근 많다. 예를 들면 집안일이 대표적이다. 집안일에서 삶의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으레 해야 하니 억지로 하느라 시간을 더 잡아먹는다. 또 아이를 재워놓고 버릇처럼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보는 것도 시간을 도둑맞는 셈. 그래서 김 대표는 시간에 대해 다른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시간 여유가 생겨서 무언가를 하는 게 아니라, 내게 필요한 시간을 일부러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에게 소중한 것을 하기 위해 하루에 한 시간 또는 두 시간 정도는 빼놓고 그 시간에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면 된다. 김 대표는 특히 아이가 없는 시간을 잘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집안일은 아이가 있을 때도 할 수 있으니 나를 위한 시간만큼은 잠시 모든 걸 미뤄두고 내가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라는 것.
나만의 한 시간 만드는 방법
나만의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면, 잠깐 짬이 날 때 밀린 드라마를 보거나 인터넷 쇼핑을 하느라 시간을 보내온 엄마라면 주목하자. 김지혜 대표가 알려주는 나만의 시간 만드는 노하우를 소개한다.
1. 시간 도둑을 차단하기
나만의 시간을 내려면 당연히 다른 일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이를 테면 아이용품 쇼핑이 대표적이다. 아이 장난감이나 옷, 육아용품을 사려고 하면 어떤 게 좋은지 검색하고 후기까지 찾아보는데 이런 소소한 일이 전부 시간 도둑이라는 걸 명심하자. 아이 물건은 많을수록 정리와 관리를 하느라 손이 많이 가므로 최소화하는 습관을 들일 것.
2. 시간 가지치기
시간도 나무처럼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시간의 가지치기란 자신에게 중요한 순위대로 일상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소중하고 의미있고 즐거운 시간은 늘리고, 억지로 하는 일은 줄이자. 청소나 집안일에서 기쁨을 느끼는 엄마라면 살림하는 시간을 늘리는 게 좋지만, 반대로 해야 하는 일이라서 억지로 하는 경우라면 과감히 그 시간을 줄이는 게 낫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내 살림이니 내 수준에서 내 스타일대로 하면 된다. TV와 스마트폰 역시 시간을 낭비하는 주범이다. 휴식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한 번 시작하면 한두 시간이 훌쩍 흘러간다. 이밖에도 다른 엄마들과의 수다 모임이나 스마트폰 쇼핑이 일상이라면 소비적이면서 영양가 없이 시간을 보내기 쉽다. 엄마들과 수다를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자신의 일상에서 중요한 일인지 잘 살펴보고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아 붓는 건 아닌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3. 이웃과 함께 하는 품앗이 육아
품앗이란 힘든 일을 서로 거들어주면서 품을 지고 갚는 것이다. 엄마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결코 아이의 모든 것을 책임질 수 없다. 갑작스런 상황에 의지할 이웃, 바쁠 때 품을 나눌 이웃이 필요하다. 옛날 어른들이 서로 품을 빌려 농사를 지엇듯 친한 엄마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급할 때 서로 아이를 맡기고 봐주자. 아이 입장에서는 눈높이가 맞는 친구와 놀 수 있는 자유로운 시간이 생기고, 아이가 이웃집에 놀러 가면 엄마는 밀린 집안일을 하거나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4. 남편을 ‘내 편’으로
남편들은 먼저 협력하지 않는다. 이기적이어서가 아니라 남편도 사회생활을 하느라 고달프고 무엇보다 육아의 고충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 남편은 못 미더워’, ‘아이도 제대로 못 볼 거야’라며 남편을 믿지 못해 자기가 온전히 육아를 전담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엄마도 처음부터 육아를 잘한 건 아니었다. 남편 역시 아이를 오랜 시간 돌본 적이 없으니 서툰 것 뿐이다. 주말 오후 1시간씩이라도 남편에게 아이를 맡겨 보자. 처음부터 한나절을 맡기는 게 아니므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때 남편이 무얼 잘못했더라도 타박하지 말고 “수고했어”, “고생했어”라며 남편의 협력을 이끌어가는 대화의 기술을 익힐 필요가 있다. 아이 키우는 일은 엄마 혼자만의 몫이 아닌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 2018년 베스트베이비 10월호에 실린 인터뷰입니다.
“하루 10분이라도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세요.”
오랜 세월 동안 여성은 육아와 살림을 도맡아왔다. 집안일이며 육아를 혼자 하다 보니 출산 전후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남자와 다를 바 없이 사회에 진출해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하며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자신의 시간을 즐기며 자유와 즐거움을 만끽한다. 그런데 결혼하고 출산을 하면 여성의 삶은 180도 변한다. 전업 주부와 워킹맘 모두 육아, 집안일에 치여 하루에 10분도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내가 없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기도 한다.
최근 일과 생활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데, 이는 비단 직장인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사실은 엄마야말로 자기만의 시간이 가장 필요하다. 10여 년간 퇴근도 없이 막중한 책임감을 짊어진 채 육아라는 강도 높은 노동을 계속하는 게 바로 엄마라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하루 한시간, 엄마의 시간>의 저자이자 맘코칭 전문가인 김지혜 대표는 이런 일을 평생 해내야 하는 엄마에게 엄마, 아내, 딸, 며느리 등 역할에서 벗어나 ‘진짜 나로 존재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 여성은 사회에서 여러 역할을 맡고 있어요. 엄마 역시 딸, 직장인, 친구 등 여러 역할 중 하나일 뿐이예요. 엄마가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갖지 않으면 엄마라는 역할과 내가 동일시될 수밖에 없어요. 나로서 존재할 수 없고 결국 나를 잃고 말죠. 그러니 하루에 단 10분만이라도 잠깐 나로 돌아오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엄마의 역할에서 벗어나 나라는 사람과 교감할 시간이 필요해요.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갖다 보면 그토록 힘들던 육아도 좀 더 수월해질 거예요. 이런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다 보면 취미 생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취미를 갖는다는 것
김 대표는 요즘 여성들이 일을 중심으로 살다 보니 취미를 사치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하지만 엄마가 취미를 갖는다는 건 자신만의 세계를 만드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취미의 사전적 의미는 ‘재미로 즐겨 하는 일’이다. 결과물을 낼 필요가 없고 잘 해낼 필요도 없이 삶의 활력소가 되는 활동이라면 무엇이든 취미가 된다. 그런데 막상 취미 생활을 하고 싶어도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엄마가 많다. 취미는 그럴싸해 보이거나 반드시 경력으로 연결시킬 필요가 없다. 말 그대로 취미는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면 된다. 아주 사소하게는 하루에 10분씩 짬을 내어 책 몇 쪽을 읽는다든가, 커피를 즐긴다면 바리스타처럼 집에서 매일 다른 종류의 커피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육아와 일에서 벗어나 오롯이 내가 즐길 수 있는 일, 그게 바로 취미다.
시간 여유는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아이 돌보느라 잠깐 쉴 틈도 없는데 취미를 가지라는 건 여유 있는 엄마들에게나 가능한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우리의 하루 일과를 잘 살펴보면 시간이 없다기보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하며 흘려보내는 시간도 은근 많다. 예를 들면 집안일이 대표적이다. 집안일에서 삶의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으레 해야 하니 억지로 하느라 시간을 더 잡아먹는다. 또 아이를 재워놓고 버릇처럼 TV를 보거나 스마트폰을 보는 것도 시간을 도둑맞는 셈. 그래서 김 대표는 시간에 대해 다른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시간 여유가 생겨서 무언가를 하는 게 아니라, 내게 필요한 시간을 일부러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에게 소중한 것을 하기 위해 하루에 한 시간 또는 두 시간 정도는 빼놓고 그 시간에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면 된다. 김 대표는 특히 아이가 없는 시간을 잘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집안일은 아이가 있을 때도 할 수 있으니 나를 위한 시간만큼은 잠시 모든 걸 미뤄두고 내가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라는 것.
나만의 한 시간 만드는 방법
나만의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면, 잠깐 짬이 날 때 밀린 드라마를 보거나 인터넷 쇼핑을 하느라 시간을 보내온 엄마라면 주목하자. 김지혜 대표가 알려주는 나만의 시간 만드는 노하우를 소개한다.
1. 시간 도둑을 차단하기
나만의 시간을 내려면 당연히 다른 일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이를 테면 아이용품 쇼핑이 대표적이다. 아이 장난감이나 옷, 육아용품을 사려고 하면 어떤 게 좋은지 검색하고 후기까지 찾아보는데 이런 소소한 일이 전부 시간 도둑이라는 걸 명심하자. 아이 물건은 많을수록 정리와 관리를 하느라 손이 많이 가므로 최소화하는 습관을 들일 것.
2. 시간 가지치기
시간도 나무처럼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시간의 가지치기란 자신에게 중요한 순위대로 일상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소중하고 의미있고 즐거운 시간은 늘리고, 억지로 하는 일은 줄이자. 청소나 집안일에서 기쁨을 느끼는 엄마라면 살림하는 시간을 늘리는 게 좋지만, 반대로 해야 하는 일이라서 억지로 하는 경우라면 과감히 그 시간을 줄이는 게 낫다.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내 살림이니 내 수준에서 내 스타일대로 하면 된다. TV와 스마트폰 역시 시간을 낭비하는 주범이다. 휴식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한 번 시작하면 한두 시간이 훌쩍 흘러간다. 이밖에도 다른 엄마들과의 수다 모임이나 스마트폰 쇼핑이 일상이라면 소비적이면서 영양가 없이 시간을 보내기 쉽다. 엄마들과 수다를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자신의 일상에서 중요한 일인지 잘 살펴보고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아 붓는 건 아닌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3. 이웃과 함께 하는 품앗이 육아
품앗이란 힘든 일을 서로 거들어주면서 품을 지고 갚는 것이다. 엄마 혼자만의 노력으로는 결코 아이의 모든 것을 책임질 수 없다. 갑작스런 상황에 의지할 이웃, 바쁠 때 품을 나눌 이웃이 필요하다. 옛날 어른들이 서로 품을 빌려 농사를 지엇듯 친한 엄마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급할 때 서로 아이를 맡기고 봐주자. 아이 입장에서는 눈높이가 맞는 친구와 놀 수 있는 자유로운 시간이 생기고, 아이가 이웃집에 놀러 가면 엄마는 밀린 집안일을 하거나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4. 남편을 ‘내 편’으로
남편들은 먼저 협력하지 않는다. 이기적이어서가 아니라 남편도 사회생활을 하느라 고달프고 무엇보다 육아의 고충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 남편은 못 미더워’, ‘아이도 제대로 못 볼 거야’라며 남편을 믿지 못해 자기가 온전히 육아를 전담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엄마도 처음부터 육아를 잘한 건 아니었다. 남편 역시 아이를 오랜 시간 돌본 적이 없으니 서툰 것 뿐이다. 주말 오후 1시간씩이라도 남편에게 아이를 맡겨 보자. 처음부터 한나절을 맡기는 게 아니므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때 남편이 무얼 잘못했더라도 타박하지 말고 “수고했어”, “고생했어”라며 남편의 협력을 이끌어가는 대화의 기술을 익힐 필요가 있다. 아이 키우는 일은 엄마 혼자만의 몫이 아닌 부부가 함께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 2018년 베스트베이비 10월호에 실린 인터뷰입니다.